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Junggye Yangeop Catholic Church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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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

918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

 

루카 복음서에서 백일 대장의 종을 고치신 사건은 예수님께서 이방인을 대

상으로 처음 일으키신 기적입니다. 카파르나움에 주둔하던 백인대장이 예

수님에 관한 소문을 듣고, 죽을병에 걸린 자기 노예를 살려주십사 간청합니

. 그런데 그는 예수님을 몸소 찾아가지 않고, 유다인 원로들을 보내어 대

신 청하도록 합니다. 우리 정서에는 예수님을 몸소 찾아가는 것이 더 진정성

과 예으[를 같춘 청원일 터인데, 이방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

는 유다인들의 정서를 헤아려 보면, 오히려 그러한 간접적인 청원이 훨씬 예

를 갖춘 방식이라 생각하였을 수 있습니다. 더욱이 유다인 원로들은 그 백

인대장을 극찬합니다. “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.”

유다인들이, 그것도 그 지역을 대표하는 원로들이 이방인을 칭찬하는, 매우

드문 경우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.

예수님께서 백인대장의 집을 향하고 있을 때, 그가 다시 친구들을 보

내어 이렇게 전합니다. “주님,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. 저는 주님을 제 지붕

아래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.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

않다고 여겼습니다.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.” 부정한

이방인의 집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유다인의 정서로 볼 대, 백인대장은 정말

로 예수님을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나 봅니다. 감히 제집에 그분을 모실

자격도 없고 이방인으로서 그분을 만나 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며 스스로

한껏 낮추는 자세는, 그의 청을 들어주실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여긴 유

다 원로들의 높은 평가와 대비되며 백인대장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. 그리

고 예수님 말씀만으로 제 종이 나으리라는 믿음은 주님께 지니신 권능에

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냅니다.

주님께서는 차별 없이 당신을 믿는 모든 이에게 구원의 길을 열어 주셨기

, 이방인 신분인 우리도 그분을 주님으로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. 그리고

영성체로 주님을 실제로 우리 안에 모시고 살아갑니다. 예수님께서도 감탄하

신 백인 대장의 세심한 배려와 겸손한 마음과 굳건한 믿음을 바라보며, 과연

우리는 그분을 어떻게 모시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. 영성체 전에,

백인대장이 지녔던 마음으로 주님께 간절히 청합시다. “주님, 제 안에 주님을

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,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.”

 

-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필사 -